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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고 있는 지식

세계 비만율 순위: 통가는 왜 1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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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 국가 비만율 (%)
1 🇹🇴 통가 (Tonga) 71.70%
2 🇳🇷 나우루 (Nauru) 69.90%
3 🇨🇰 쿡 제도 (Cook Islands) 68.90%
4 🇳🇺 니우에 (Niue) 66.60%
5 🇹🇻 투발루 (Tuvalu) 64.20%
6 🇼🇸 사모아 (Samoa) 62.40%
7 🇧🇸 바하마 (Bahamas) 47.30%
8 🇫🇲 미크로네시아 (Micronesia) 47.10%
9 🇰🇮 키리바시 (Kiribati) 46.30%
10 🇲🇭 마셜 제도 (Marshall Islands) 45.90%
11 🇰🇳 세인트키츠 네비스 (St. Kitts And Nevis) 45.60%
12 🇪🇬 이집트 (Egypt) 44.30%
13 🇶🇦 카타르 (Qatar) 43.10%
14 🇧🇿 벨리즈 (Belize) 42.30%
15 🇺🇸 미국 (USA) 42.00%
16 🇰🇼 쿠웨이트 (Kuwait) 41.40%
17 🇵🇼 팔라우 (Palau) 41.10%
18 🇸🇦 사우디아라비아 (Saudi Arabia) 40.60%
19 🇮🇶 이라크 (Iraq) 40.50%
20 🇨🇱 칠레 (Chile) 38.90%
21 🇯🇴 요르단 (Jordan) 38.50%
22 🇧🇧 바베이도스 (Barbados) 38.70%
23 🇱🇾 리비아 (Libya) 36.70%
24 🇵🇦 파나마 (Panama) 36.10%
25 🇧🇭 바레인 (Bahrain) 36.10%

 

 

 

71.7%의 충격, 통가는 왜 세계에서 가장 뚱뚱한 나라가 되었을까?
안녕하세요! 오늘은 조금 충격적인 건강 통계로 이야기를 시작해볼까 합니다. 바로 전 세계 국가별 비만율 순위인데요. 놀랍게도 남태평양의 아름다운 섬나라 '통가'가 성인 비만율 71.7%라는 압도적인 수치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성인 10명 중 7명 이상이 비만이라는 뜻인데, 이는 단순한 개인의 문제를 넘어 심각한 사회적, 국가적 보건 위기임을 시사합니다.

그렇다면 왜 유독 통가를 비롯한 남태평양 섬나라들이 비만율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게 된 것일까요? 여기에는 복합적인 유전적, 문화적, 경제적 요인이 얽혀 있습니다.

1. 수입된 식습관의 비극: '머튼 플랩(Mutton Flap)'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식단의 급격한 서구화입니다. 과거 통가 국민들은 직접 잡은 생선과 토란, 얌, 코코넛 같은 전통적인 자연식품을 섭취했습니다. 하지만 20세기 중반 이후, 뉴질랜드나 호주 등에서 저렴한 가공식품이 대량으로 수입되기 시작했습니다.

그중 가장 치명적이었던 것이 바로 '머튼 플랩(Mutton Flap)'입니다. 이는 양의 뱃살 부위로, 지방 함량이 매우 높은 부위입니다. 서구권에서는 대부분 버려지거나 동물 사료로 쓰이지만, 이 부위가 저렴한 가격에 통가로 수입되면서 현지인들의 주된 단백질 공급원이 되었습니다. 기름에 튀기거나 구워 먹는 머튼 플랩은 전통 음식에 비해 칼로리가 엄청나게 높았고, 통가 국민들의 허리둘레를 급격히 늘리는 주범이 되었습니다. 설탕이 가득한 탄산음료와 가공된 통조림 식품의 보급 역시 비만을 가속화했습니다.

2. 풍요의 상징이었던 '큰 체격'
통가의 전통 문화에서 큰 체격은 부와 건강, 사회적 지위의 상징으로 여겨졌습니다. 넉넉한 풍채는 잘 먹고 잘 산다는 의미이자, 남에게 베풀 수 있는 능력을 의미했습니다. 이러한 문화적 배경은 고칼로리 음식을 나누어 먹는 것을 긍정적으로 여기게 만들었고, 비만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음식을 나누고 함께 즐기는 것은 중요한 공동체 문화이지만, 음식의 종류가 고지방, 고칼로리 수입품으로 바뀌면서 문제가 심각해진 것입니다.

3. '절약 유전자'의 역설
과학자들은 폴리네시아인들에게 '절약 유전자(Thrifty Gene)'가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제기합니다. 과거 잦은 기근과 험난한 바다를 건너야 했던 이들의 조상은, 몸 안에 들어온 에너지를 지방으로 최대한 효율적으로 저장하도록 진화했다는 것입니다. 이 유전자는 식량이 부족했던 시기에는 생존에 절대적으로 유리했지만, 고칼로리 음식을 쉽게 구할 수 있는 현대에 와서는 오히려 비만과 당뇨병을 유발하는 '저주'가 되어버렸습니다.

4. 변화된 생활 방식
과거 농업과 어업에 종사하며 신체 활동량이 많았던 생활 방식 역시 현대화와 함께 점차 사라졌습니다. 자동차 보급이 늘고 좌식 생활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에너지 소비량은 줄어들었습니다. 섭취 칼로리는 폭발적으로 늘어난 반면, 활동량은 줄어드니 남은 에너지가 그대로 체지방으로 축적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통가의 높은 비만율은 단순히 개인의 의지 문제가 아닌, 급격한 세계화 과정에서 발생한 식단의 변화, 전통 문화와 현대 유전학의 충돌, 그리고 경제적, 사회적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이는 비단 통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비슷한 변화를 겪고 있는 많은 개발도상국이 마주한 현실이기도 합니다. 건강한 전통을 지키면서 현대 사회의 도전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우리 모두에게 큰 숙제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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